1. 나는 이 책을 쓰려고 자료 조사를 하기 전부터 확정 편향이란 참 큰 문제라고 생각했다. 그런데 조사를 하면서 읽은 모든 자료를 보고 그 생각을 더 굳혔다. 바로 그게 확증 편향의 문제다. 요컨대 우리 뇌는 자기 오류를 깨닫는 것을 아주 질색한다. 확정 편향이란 우리가 자기 생각을 확증하는 정보만 레이저 유도탄처럼 집요하게 찾아가는 답답한 습관이다. 우리가 영 잘못 생각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정보가 그득 쌓여 있어도 거기엔 눈길 하나 주지 않는다. 자기와 정치 성향이 비슷한 매체를 통해서만 뉴스를 보려는 경향이 이와 관련 있다고 할 수 있다. 심각하게는 음모론자를 절대 설득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. 사람은 자기의 믿음에 부합하는 증거만 선택적으로 취하고 다른 증거는 외면하니 그럴 수밖에 없다. … 선택은 이미 내려졌으니 그것은 옳은 선택이어야만 하는 것이다. 우리가 내린 선택이니까.
2. 우리는 혼자서도 이렇게 결정을 잘못하는데 남들과 함께 결정할 때는 문제가 더 심각해진다. 우리는 사회적 동물이라, 집단에서 혼자만 튀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. 그래서 사람들과 잘 어울려야 한다는 마음에 그나마 현명한 본능마저 억누르고 남들을 따라 하는 경우가 많다. 우리가 집단사고에 빠지는 이유다. 집단의 우세한 의견에 눌려 다른 의견은 일축되거나 아예 나오지 않는 것이다. … 어린 시절 엄마가 “그럼 다른 애들이 다 다리에서 뛰어내리면 너도 뛰어내릴래?” 하셨을 때, 사실 솔직한 대답은 “아무래도 그래야 되지 않을까요?” 아니었을까.
3.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런 것도 있다. 잘나지도 않았으면서 잘난 줄 아는 습성이다. 오만인지 자만인지 아니면 푼수짓이라 해야 할지 알 수 없지만, 연구에 따르면 우리는 자기 능력을 말도 안 되게 과대평가한다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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